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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에서 배제당한 장애인의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 제기

상속에서 배제당한 장애인의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 제기

 

지난 5월, 희망법은 가족으로부터 상속을 배제당한 뇌병변장애인을 대리해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당사자는 7세때부터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살아왔습니다. 가끔 어머니가 찾아오실 뿐 형은 한 번도 찾아 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40년 넘게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였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사실도 아버지 장례식이 지난 뒤에 알 수 있었습니다. 2016년 6월경 갑자기 어머니로부터 인감도장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어머니는 그냥 아버지의 땅을 팔아야 한다는 설명만 남기고 시설에서 인감도장을 받아갔습니다. 그로부터 몇 달 후 당사자는 병원에 갔다가 의료급여 대상자에서 제외되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의료급여 대상자에서 제외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문한 구청에서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분명히 가족이 있는데 무연고자로 주민등록번호가 되어있었고, 그래서 지금까지 기초생활수급자로 시설에서 생활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가족들에 의해 무연고자였던 주민등록번호는 없어지고, 원래 태어날 때 받았던 주민등록번호가 남게 되면서 이제 무연고자가 아닌 가족이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사자가 살던 거주시설은 무연고자만을 위한 곳이어서, 당사자는 더 이상 시설에서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당사자는 어쩔수 없이 시설을 나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지역사회로 나오고자 했기에 힘차게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운영하는 체험홈으로 주거를 옮겼습니다. 그런데 자립생활을 위해 기초생활수급비를 신청하자 구청에서는 구경도 못한 상속포기 재산이 6천만원이 있어서 받을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당사자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상속이 진행되었는지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6천만원이라는 큰 돈에 대하여 상속을 포기했는지도 몰랐습니다.

알아보니 돌아가신 아버지에게는 상당한 부동산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인감도장을 가지고 간 이후 그 부동산이 모두 형에게 상속되어 있었습니다. 당사자에게도 법정 상속분이 있었지만, 가족 중 누구도 장애를 가진 당사자를 동등한 상속인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당사자는 그제야 어머니가 가져가신 인감도장의 용도를 알게되었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은 제30조에서 가족·가정·복지시설 등에서의 차별금지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 중 제3항은 가족·가정 및 복지시설 등의 구성원은 장애를 이유로 장애인의 재산권을 제한·박탈·구속하거나 권리 등의 행사로부터 배제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례는 장애인의 재산권을 침해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상속 등 가족안에서의 재산권과 관련하여 장애인가족을 배제시키고 장애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장애를 가진 형제를 제외하고 다른형제들끼리만 상속 부동산을 공동명의로 하거나, 장애인에게 보험료 등 목돈이 생겼을 때 관리해준다는 명목으로 형제들이 그 돈을 가져 가기도 하였습니다. 자립생활을 하기위해 탈시설해보니 부모나 형제가 장애인의 명의로 차량과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어서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명절 하루라도 가족과 얼굴 보지 못할까봐, 계속 가족의 한사람으로 남고 싶은 마음에 많은 장애인들이 속상한 마음과 힘든 상황을 안고도 소송과 같은 법적 조치를 취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번 소송의 당사자 역시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믿었던 가족들이 한마디 설명 없이 상속을 진행한 것에 대해서 장애인도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당당한 주체임을 알리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희망법은 당사자의 의견에 공감하여 이번 소송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부디 좋은 결과가 나와 당사자 뿐만 아니라 많은 장애인들이 가족으로부터 재산권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