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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소식] “삼성반도체 공장(화성‧기흥 사업장)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특별감독‧종합진단결과에 대한 정보공개원칙을 확인받다”

 글 : 서선영 변호사

문제제기

(삼성 반도체 화성사업장 주요 법위반 사항)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화학물질 중앙공급실 등에 독성물질을 안전하게 회수할 수 있는 배기시설을 설치하지 아니하여 유해화학물질 누출시 인명피해 발생 우려가 크다, 일부 장소에서는 해당 물질로부터 근로자 보호에 도움이 되는 보호구를 지급사용하는 등의 보건조치도 소홀히 하였다

 

정부(고용노동부)가 삼성반도체 화성사업장에 대한 특별감독을 실시하여 확인한 내용들입니다. 위 내용이 비밀일까요? 우리는 위 정보를 알 권리가 없을까요? 고용노동부는 이런 사실들이 국민의 알권리의 대상이 아니라고 계속적으로 정보공개를 거부해왔습니다. 정부가 사업장을 감독해서 법위반 사실을 2,004건이나 적발했으면서도 그와 관련한 일체의 사항은 모두 비밀로 붙이는게 정당할까요

사진출처 : 한겨레

 

사건의 경과

 

(1) 2013년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불산누출 사고로 협력업체 노동자 1명 사망, 4명 부상을 입는 중대재해 발생. 특별감독결과 2,004건의 법위반 사실 적발

 

2013. 1. 28.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유독가스인 불산이 누출되었습니다. 이 사고로 인해 노동자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화성사업장에 대해 특별감독을 실시해서 총 2,004건(삼성전자 1,934건, 협력업체 70건)의 법위반 사실을 적발합니다. 이후 특별감독의 연장선상에서 기흥‧화성사업장에 대해 종합진단을 실시했습니다. 이 결과들은 보고서로 정리되었습니다.

 

(2) 특별감독보고서중합진단보고서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정보공개거부와 소송의 제기

 

도대체 삼성 반도체 사업장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업무는 얼마나 위험한 것이었는지 알기위해 지역주민, 해당 반도체 사업장에서 재해를 입은 노동자, 직업병 예방 운동을 하는 시민활동가 등은 위 보고서들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보고서 일부도 아닌, 전부가 비공개대상이라고 하여 거부를 했습니다. 법위반이 많아도, 사업장에서 아무리 위험한 상황들이 확인되었어도 이에 대해 국민의 알권리는 없다는 의미였습니다.

 

삼성반도체에서 수많은 분들이 직업병과 재해로 사망했습니다(2017년 10월 5일 현재 삼성직업병 피해제보 현황을 보면, 반도체 부문에서만 제보자 196명, 사망자는 65명입니다. 삼성 전체로는 제보자 320명, 사망자는 118명입니다. 출처-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홈페이지). 이런 상황에서도 국민은 사업장들이 2,004건의 법위반이 있었다는 추상적 숫자만 알고 있으면 된다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입장이었던 것입니다. 거부처분을 그대로 수용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에 반올림의 임자운 변호사와 희망법은 함께 공동소송대리인단을 구성해서 고용노동부의 정보비공개처분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3) 감독결과를 알려주면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초래한다?

 

소송과정에서 고용노동부는 특별감독, 진단결과가 공개되면 앞으로 감독업무를 하는데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결과를 알려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정보가 공개되면 향후 감독자등이 자유로운 의사개진에 지장을 받고 외부의 의사에 영합하게 되거나 ‘소신’없이 감독을 하게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고용노동부의 이런 답변을 보는 순간 허탈했습니다.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의 책임에 대한 ‘소신’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고용노동부의 인식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4) 기업의 영업비밀 주장을 100% 수용, 노동자의 건강권과 알권리는 어디에

 

또한 고용노동부는 보고서의 모든 내용이 불가분의 일체로서 모두 영업비밀이라는 삼성의 주장을 100%로 받아들였습니다. 우리가 삼성과 소송을 하고 있는것인지, 고용노동부와 소송을 하고 있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심지어 “제조업 사업장에서 산업안전보건사고는 금전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정도로 기업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하며 이 또한 영업비밀로 공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기업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한 이미지까지 살피는 고용노동부, 그러나 그 섬세함은 노동자의 건강권에는 전혀 닿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5) 서울고등법원, 정보공개원칙의 확인하다(2017. 10. 13. 선고. 201741988 판결)

 

2017. 10. 13. 서울고등법원 제10행정부(재판장 판사 김흥준)는 보고서의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공개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판결에서 재판부는 감독업무의 공정한 수행을 위해서도 보고서가 공개되어야 한다는 점, 노동자들의 생명, 신체 또는 건강과 직접 관련이 있는 정보는 공개해야 한다는 원칙을 명확히 했습니다. 고용노동부도 더 이상 상고를 하지 않아 2017. 10. 30,자로 판결은 확정되었습니다.

 

판결의 주요내용

 

판결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보고서를 공개하는 것이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인다

 

“특별감독 보고서는 산업안전, 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 증진함을 목적으로 하는 산업안전보건법의 관계 규정에 따라 정부기관이 공식적으로 작성한 문서이므로, 고용노동부가 제대로 특별감독을 실시하였는지, 그에 관한 문제점을 지적하였는지, 보완대책은 철저치 수립하였는지 등에 관한 정보가 공개됨으로써 국민이 고용노동부의 특별감독행정을 투명하게 감시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특별감독행정의 투명성은 특별감독행정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2) 재해근로자, 지역주민, 직업병 예방 시민운동가들은 알권리를 보장받을 이익이 있다

 

소속 근로자 및 지역주민의 생명, 신체의 안전 내지는 건강과 관련한 정보로 삼성전자 재해근로자, 지역주민, 직업병 예방 시민운동가인 원고들은 그 구체적 내용에 관하여 알권리를 충분히 보장받을 이익을 가진다. 안전진단은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잠재적 위험성을 발견하고 그 개선대책을 수립할 목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므로, 안전진단의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소속 근로자의 사업장 안전에 대한 불안을 제거하고 안전진단결과의 신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3) 생명신체 또는 건강과 직접 관련이 있는 정보는 삼성전자의 경영영업상 이익에 앞선다. 협력업체에서 안전보건관련 사항을 어떻게 관리하는 가는 근로자들의 생명등과 직접 관련이 있다.

 

이 사건 사고는 배관의 유지관리와 일정한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협력업체에서 화성기흥 사업장의 안전보건 관련 사항을 어떻게 관리하는가의 문제는 근로자들의 생명 신체 또는 건강과 직접 관련이 있는점, 협력업체의 소속 근로자수 대표이사, 안전관리자의 이름은 경영상 비밀로서 이익이 미약한 것으로 보이는 점, 협력업체 관련정보는 이 사건 특별보고서의 공개를 통해 상당부분 알려질 수 밖에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들 정보에 대하여는 국민의 알권리가 삼성전자의 경영, 영업상 이익에 앞선다”

 

마치며

 

당연한 원칙을 확인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 원칙은 단순하고 명징합니다.

생명, 신체 건강 관련 정보에 대한 알권리는 기업의 영업상 이익에 앞선다”.

이것입니다.

 

사진출처 : 프레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