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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국립재활원, HIV감염인 재활치료 거부로 인권위에 진정당해

인권단체 “HIV감염인 재활치료 거부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국립재활원이 HIV감염인의 재활치료를 거부한 것에 대해 인권단체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 진정을 제기하고 나섰다.

HIV/AIDS 인권활동가 네트워크는 6일 오전 서울특별시 중구에 위치한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인권위원회는 국립재활원의 HIV감염인 진료거부 사건에 장애인 차별금지법을 적용하여 시급히 구제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네트워크에 따르면 사건의 피해자는 2007년 HIV 확진을 받았으나 부담스러운 약값과 바쁜 직장생활 등으로 인해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면역력이 떨어져 2017년 2월 기회질환을 앓게 되었고, 그 결과 시력을 잃고 편마비가 생겼다.

이후 피해자는 종합병원에서 기회질환 치료와 안과 치료를 종료한 후 적극적인 재활치료를 시작하기 위해 관련 내용을 국립재활원에 문의했다. 이에 대해 국립재활원은 “감염관리위원회 원내 지침에 의하여 역격리에 해당하는 질환을 가진 것으로 확인되어 입원이 안됨을 알려드립니다”라는 통보를 피해자에게 했다. 여기서 역격리란, 환자의 면역력이 낮아서 다른 환자나 의료진으로부터 감염에 노출될 위험을 최소하하기 위해 시행하는 격리다.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피해자는 면역력 수치가 안정적으로 회복된 것을 확인하고 국립재활원에 재활치료에 대한 사항을 재차 문의했다. 그러나 국립재활원은 “규정에 벗어나기 때문에 입원할 수 없다”며 “이와 관련될 질환과가 있어야 한다”며 다시금 치료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네트워크는 “일반적 주의지침과 표준 주의지침을 준수하면 HIV의 감염을 예방하는 것에는 전혀 문제가 없고, 피해자는 접촉주의, 비말주의, 공기주의가 필요한 다른 감염성 질환이 없는 상태”라며 “피해자의 면역수치가 200 이상으로 역격리가 필요한 상태가 아니므로 다인실 입원 및 재활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네트워크는 “‘이와 관련된 질환과가 있어야 한다’는 국립재활원의 논리라면 HIV 감염인은 오로지 감염내과가 있는 병원에서만 치료가 가능해야 할 것”이라며 “이는 법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고, 의학적으로도 합리적인 사유가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 날 발언에 나선 김재왕 변호사(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는 “그동안 HIV 감염인이 진료 거부를 당해 인권위에 여러 차례 진정을 제기한 바가 있고, 그 중 몇 건은 인권위법상의 ‘병력(病歷)’에 따른 차별로 인정되어 권고까지 나온 바 있다”고 밝히며,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HIV 감염인에 대한 의료적 차별 행위의 심각성을 되짚었다.

이어 김 변호사는 “하지만 오늘은 HIV 감염인에 대한 진료거부가 인권위법상의 병력에 따른 차별일 뿐만 아니라, 장애인 차별금지법이 금하고 있는 장애인 차별에 해당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며 국립재활원의 재활치료 거부 행위가 장애인 차별에 해당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HIV 감염은 면역계의 손상에 해당하여, 그로 인한 일상생활 전반에서의 어려움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만큼 심각하다”며 “장애인 차별금지법은 장애를 ‘신체적·정신적 손상 또는 기능상실이 장기간에 걸쳐 개인의 일상 또는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초래하는 상태’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HIV 감염인에 대한 차별은 명백한 장애인 차별금지법상의 차별 행위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이후, 네트워크는 인권위에 곧바로 구제조치의 권고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한편,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실시한 ‘감염인(HIV/AIDS) 의료차별 실태조사’에 의하면, “다른 질병으로 병원 방문 시 HIV 감염인임을 밝히기 어렵다”고 답한 응답자가 10명 중 7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어, 의료기관마저 HIV 감염인에 대해 무지한 차별을 일삼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인권단체들은 “HIV 감염인에 대한 차별은 장애인 차별금지법이 금하고 있는 장애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하면서 “HIV 감염인에 대한 차별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해당 행위에 대해) 장애인 차별금지법상의 차별임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제도적 구제장치를 확장해야 한다”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HIV 감염인 차별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이라는 인권단체들의 주장을 인권위가 수용할 것인지, 향후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연이어 발생하는 HIV 감염인에 대한 의료적 차별행위에 대해, 인권위와 복지부를 비롯한 관계기관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요구도 거세지고 있어, 인권위가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낼 것인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루카(apriltear0517)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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