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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기획_일터괴롭힘 이슈브리핑] 판례 연재(2) 일터 괴롭힘에 대한 사용자의 책임

희망법 기업과 인권팀은 일터 괴롭힘에 대한 환기를 위하여 연중 기획으로 일터 괴롭힘 이슈 브리핑을 선보입니다.
앞으로 일터 괴롭힘의 대응 방안, 판례, 입법안 등을 매달 소개할 예정입니다.

*사진출처/한겨레

 

 

일터 괴롭힘 판례 연재(2)

 

일터 괴롭힘에 대한 사용자의 책임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3.10. 선고 2014가단5356072 판결

광주지방법원 2007. 8. 8. 선고 2006가단80617 판결

 

법원은 일터 괴롭힘 사안에 대하여 괴롭힘 가해자 뿐 아니라 사용자의 책임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살펴볼 두 사안에서 법원은 사용자가 일터 괴롭힘 피해자인 직원에 대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할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면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 입주민의 모욕적 언사와 과도한 질책에 시달리던 경비원이 업무상 스트레스로 사망한 사안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3.10. 선고 2014가단5356072 판결)

 

 1. 사건의 개요

 

아파트를 관리하는 피고 회사 A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였던 B는 아파트 입주민 C의 모욕적 언사와 과도한 질책으로 인한 괴롭힘에 시달리다 우울증 치료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B는 회사에 근무지를 변경해 달라고 하면서 병가를 요청하였으나 회사는 ‘힘들면 권고사직 후 재입사를 하라’는 취지로 거부하였고, 이후에도 계속하여 입주민 C의 괴롭힘에 시달렸던 B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 사건은 B의 유족들이 입주민의 괴롭힘에 시달리던 B의 요청에 따라 회사가 근무 동을 변경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보호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입니다.

 

2. 결과

– A와 유족들에 대한 위자료 25,000,000원이 인정됨

 

3. 해설

 

.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 부수적 의무로서의 사용자의 보호의무

 

이 판결에서 법원은 피용자에 대한 사용자의 보호의무를 다음과 같이 명시하면서 판결의 근거를 분명히 하였습니다.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등 참조).

 

법원은 위와 같이

B에 대한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A회사는 B의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근무부서를 변경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는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볼 때 A회사는 피용자인 B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고, 이로 인해 자살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하면서 유족들에게 위 사고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고 판시하였습니다.

 

이러한 판단은 법원이 괴롭힘 행위를 직접 한 가해자 뿐 아니라, 이와 관련하여 사용자가 보호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는 경우 사용자도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는 점을 확인한 것입니다.

 

4. 판결의 요지

 

. 피고 회사A는 B에 대한 보호의무를 다하지 못하였습니다

 

법원은 피고 회사의 보호의무 위반으로 판단한 근거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면서 피고 회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① 경비원 B는 아파트 OO동에서 근무하는 동안 입주민 C로부터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고, 위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망인의 우울증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OO동은 C의 경비원들에 대한 과도한 괴롭힘으로 인해 경비원들 사이에 근무기피지로 널리 알려진 곳이었고 피고 회사 역시 이러한 사정을 인지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 회사는 근무기피지에 근무하는 B의 애로사항 등에 대해 좀 더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할 필요성이 있었던 점,

③ B는 상사D에게도 C로 인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니 근무지를 옮겨 달라고 요청하기도 하였으나, D는 적극적인 보호조치를 취하기보다는 망인의 사직을 권유한 점,

④ B에 대한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피고 회사는 B의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근무부서를 변경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할 것인데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⑤ 근로복지공단은 B가 입주민과의 심한 갈등으로 인한 업무상 스트레스로 자살에 이르게 되었다는 점을 근거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 회사는 피용자인 B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고, 이로 인해 이 사건 사고가 C의 가해행위와 경합하여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 회사는 B와 원고들에게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손해배상의 범위

 

법원은 B가 C의 괴롭힘으로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상태에 처해 있었던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자살이라는 극단적 행동을 선택한 망인의 잘못도 도외시할 수 없는 점, B가 스트레스에 취약한 기질도 이 사건 사고의 한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밖에 B의 나이, 가족관계, 사고 발생의 경위,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B와 유족들에 대한 위자료를 20,000,000원으로 정하였습니다.

 

 

Ⅱ. 선배 의사 및 간호사들의 과도한 질책과 욕설에 시달리던 대학병원 신입 간호사가 업무상 스트레스로 사망한 사안   (광주지방법원 2007. 8. 8. 선고 2006가단80617 판결)

 

1. 사실관계

 

E 대학병원에서 최초로 간호사의 업무를 시작한 간호사 F는 별다른 문제없이 근무하였으나, 화순 E대학병원 수술실로 발령받은 후부터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면서 다른 병동이나 다른 병원으로 옮기고 싶다는 이야기를 어머니에게 자주 하였습니다. F는 E대학병원에서는 오전 9시경 출근하여 하루 8시간 정도 근무하였는데, 화순 E대학병원 수술실로 발령받은 이후에는 오전 10시 30분에 출근하여 출근한 날 밥 12시가 넘는 시각까지 근무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F는 위 발령 이후 수술 도중 의사로부터 심한 꾸중과 욕설을 들었고, 수술기구 셋팅을 잘못하여 선배간호사로부터 야단을 맞는 등으로 극심한 업무상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정신과적 치료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 사건은 F의 유족들이 E대학병원이 직원인 F에 대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할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E대학병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입니다.

 

2. 결과

 

– 유족들에 대한 위자료 약 19,000,000원이 인정됨(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수령한 유족보상금 및 장례비는 공제된 금액임)

 

3. 해설

 

이 판결에서도 법원은 피해자를 직접 괴롭힌 가해자 뿐 아니라, 이와 관련하여 사용자가 보호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는 경우 사용자도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4. 판결의 요지

 

 

가. 피고 병원은 간호사 F에 대한 보호의무를 다하지 못하였습니다

 

법원은 F가 화순E 대학교병원에서 근무하는 동안 의사들과 선배간호사들로부터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고, 위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정신질환이 발병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법원은

근로계약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에 대한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피고로서는 위와 같은 상황에 놓인 F가 정신질환에 이르지 않도록 근무부서를 변경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할 것인데도 이를 게을리 하였고 이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F 및 그 유족인 원고들이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고 판시하였습니다.

 

 

5. 손해배상의 범위

 

법원은 F의 기질적 원인과 자살행위가 이 사건 사고에 기여한 비율을 80% 정도로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사고에 따른 피고 병원의 손해배상책임을 이 사건 사고로 F 및 원고들이 입은 손해 중 위 과실비율을 제외한 나머지 20% 부분으로 제한하였고, F와 유족들에 대한 위자료를 약 19,000,000원으로 인정하였습니다(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수령한 유족보상금 및 장례비는 공제된 금액임).

 

Ⅲ. 결론

 

위 두 사안은 몇 년 전부터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아파트 입주민의 경비원에 대한 ‘갑질’ 및 간호사 직종의 ‘태움’ 문화와 관련된 사안입니다. 위 두 사안에서 법원은 일터 괴롭힘에 대하여 괴롭힘 가해자 뿐 아니라 피용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는 경우 사용자도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는 점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러한 법원의 태도는 일터 괴롭힘이 사적인 갈등이나 가해자 개인의 인성의 문제가 아니라 사용자를 비롯하여 일터 구성원들이 함께 해결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공동의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